그냥 지나서 가셨다?

 

예수님께서 사시는 동안 많은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그 기간은 3년 반이었고 장소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습니다. 갈릴리 주변, 예루살렘, 사마리아, 그리고 두로와 변화산 등 아주 많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이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지만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수님과 등을 지고 심지어는 예수님을 죽이려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예수님께서 자라신 동네인 나사렛에서 말씀을 전하셨을 때 그 반응은 더 심했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이해도 됩니다. 어릴 적부터 같이 자란 사람이 어느 날 자신이 메시야라고 하고 율법파괴적인 말과 행동을 하니 그렇게 반응하는 것도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나사렛에서 말씀을 가르치실 때 일입니다. 그날은 안식일이라 회당에서 가르치셨는데 그 내용이 사람들의 분을 사게 되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예수님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죽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안식일이라 예수님을 자신들의 손으로 죽일 수는 없었고 동네 밖으로 밀쳐 내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동네가 건설 될 때 생긴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려 죽이려는 의도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기록한 누가복음 430절에서 갑자기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저희 가운데서 지나서 가셨기 때문입니다. 죽이려고 사람들이 데리고 갔는데 그냥 가셨답니다. 이 말씀이 기록된 29절과 30절은 일어나 동네 밖으로 쫓아내어 그 동네가 건설된 산 낭떠러지까지 끌고 가서 밀쳐 내리치고자 하되 예수께서 저희 가운데로 지나서 가시니라라고 하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낭떠러지까지 밀치고 갔으면서 예수님을 그냥 가시도록 한 것일까요? 죽이려고 하다가 마음이 약해 진 것일까요? 아니면 예수님이 신적 능력을 발휘하셔서 그들의 눈을 멀게 하시거나 장소이동 능력을 보이신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 대답은 그들의 안식일 문화에 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자신들도 깨지 못할 엄청난 틀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방인인 우리들의 눈으로 볼 때 어리석고 바보같이 보이는 규례들도 아주 많이 만들어내어 지켰습니다. 예수님이 유대인들과 부딪혔던 대부분의 문제가 안식일과 결부되어 있다는 것만 보아도 그들이 얼마나 안식일 규례를 많이 만들어 냈고 그것이 본질에서 얼마나 심하게 벗어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안식일에 끈을 자신의 허리에 매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물건을 들어올리기 위해 허리에 끈을 매면 죄가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옷을 만드는 사람이 바늘을 가지고 금요일 저녁에 어디 갈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혹시 잊어 버렸다가 다시 생각나서 안식일에 찾아오면 죄 짓는 일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서기관은 안식일에는 빈대가 옷에 있어도 털지 말라는 등의 엉터리 법을 만들어서 멍에를 씌었습니다. 콜로니모스라는 랍비는 그 누명을 벗으려고 죽은 아이의 입에 종잇조각을 물려 그 죽은 아이가 그 종이에다 참 살인자가 누구인가 말해 줄까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것을 안식일에 했다고 해서 죽을 때 유언에 "자기 죽은 후 안식일을 범한 벌로서 100년간 지나가는 사람마다 돌을 내 무덤에 던져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유대인들이 지켰던 안식일 규례는 이해할 수 없는 모순이 아주 많습니다. 지금도 그들은 안식일에 전기스위치도 안 키고 엘리베이터 스위치도 누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해주는 음식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먹고 자신은 안하지만 이방인에게 스위치를 켜달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과 관계된 안식일 문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안식일에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들은 안식일에 걸을 수 있는 거리를 2,000규빗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2,000규빗이면 1Km가 채 되지 않는 거리입니다. 이렇게 안식일에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정한 것은 아마도 여호수아 34절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널 때 맨 앞에 가던 법궤와 백성들의 사이를 2,000규빗을 두라고 하셨는데 그것이 근거가 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렇게 안식일에 갈 수 있는 거리를 언급한 곳이 있습니다. 사도행전 112절을 보면 제자들이 감람원이라 하는 산으로부터 예루살렘에 돌아오니 이 산은 예루살렘에서 가까워 안식일에 가기 알맞은 길이라라고 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죽이려는 자들에게 밀려 낭떠러지 근처까지 갔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던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이지 못한 것은 이 규정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던 낭떠러지인 게투빔산까지의 거리가 안식일에 갈 수 있는 거리를 초과했기 때문입니다. 분노함으로 예수님을 죽이려했던 그들은 더 이상 갈 수 없었고 안식일 규례를 본질에서 벗어난 어리석은 올무라고 여겼던 예수님은 그들을 지나쳐 가셨던 것입니다. 분노한 유대인들의 표정이 보이십니까?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자신들이 만든 규정에 자신이 매어있는 어리석은 그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들도 우리가 만든 종교적 틀에 갇혀 주께서 주시는 신앙의 자유를 잃지 않도록 말씀에 근거한 바른 신앙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공지 월간 "행복"집에 연재되는 글을 올립니다. 하림 201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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