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랄 땅 위에서

by 하림 posted Aug 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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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랄 땅 위에서

예전 우리나라 농사는 천수답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비를 내려 주시기를 기다릴 뿐이었죠. 기술이 발달하면서 저수지와 댐을 만들고 지하 관정을 뚫어 물을 퍼 올려 웬만한 가뭄에는 끄떡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웬만한 가뭄이 아닌 무서운 가뭄이 들면 인간의 모든 수고와 방법은 아무 힘도 쓰지 못합니다. 저수지도 댐도, 관정을 뚫어 퍼 올리던 물도 모두 마르고 나면 다시 하늘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농사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합니다. 우리는 하늘의 은혜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높은 지위에 오르면 성공한 것이라고......, 사업을 잘해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 것이라고......, 하지만 인생에 갑자가 닥치는 엄청난 기근 앞에 돈도, 명예도, 높은 지위도 인생의 기근을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성경에 그랄이라는 땅이 등장합니다. 이삭이 기근을 당하여 애굽으로 내려가려 할 때 하나님은 풍성한 삶을 약속하며 그랄에 거하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그랄은 농사짓기에는 부적합한 땅이어서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땅이었습니다. 이삭은 말씀에 순종하여 그랄에 머물며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 결과 백배의 결실을 얻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그랄은 밀 재배 한계선이었습니다. 그 땅이야 말로 천수답이었습니다. 그랄을 중심으로 지중해 쪽으로는 밀이 재배되고 서쪽으로는 재배가 되지 않는 땅 그곳이 그랄입니다. 이삭이 백배를 얻은 것은 농사 기술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른비와 늦은비를 적당히 내려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밀 재배 한계선에 서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있으면 백배, 없으면 막말로 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관심을 갖고 힘을 다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인생의 노력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삭도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수고를 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삶의 자리, 그랄입니다.

이 땅에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반드시 필요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