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하세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일명 “성지순례”를 합니다. 사실 성지순례란 말은 복음적이지 않고 “성경의 땅 답사” 정도가 기독교인들에게 맞는 말이라고 여겨져 본 글에서는 그 말을 줄여 “성지답사”라는 말로 쓰겠습니다. 필자도 몇 번을 다녀왔고 주체하여 일반적인 관광지가 아닌 곳으로 성경을 공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인도합니다.
그런데 성지답사를 다니다보면 함께하신 분들이 제대로 관광을 못하는 것을 봅니다. 버스에서는 잠자고, 다니면서는 수다 떨고, 가이드가 말할 때는 다른 곳에 가서 사진 찍고......, 그러고 다녀와서는 교회만 보았다는 둥, 화장실이 더럽다는 둥, 몇 번을 갔는데 똑같다는 둥......, 이런 분들은 관광을 잘 못하신 분들입니다.
이렇게 관광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다녀온 후에 엉뚱한 말을 한 사람들이 성경에도 있습니다. 그것은 민수기 13장과 14장에 기록된 가나안 땅을 정탐한 12명의 정탐꾼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약속해 주신 땅이 얼마나 좋은지 보고 와서 백성들에게 전해주고 기대감을 갖고 그 땅으로 들어가게 해야 할 사명이 있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 중 여호수아와 갈렙, 이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정적인 것만을 보고 왔습니다. 그들은 관광을 잘 못한 것입니다.
먼저 알 것은 민수기에 열두 명의 정탐꾼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해야 합니다. 열두 명의 정탐꾼은 군사적인 목적의 정탐꾼이 아닙니다. 그들의 목적은 관광이었습니다.
그 첫 번째 근거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민수기 13장 2절 이후에 계속해서 사용되는 ‘정탐’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뚜루’입니다. 이는 정탐하다는 뜻도 있지만 ‘관광’이란 의미가 큰 단어입니다. 이 단어에서 영어 ‘tour’가 나왔습니다. 군사적 의미의 정탐은 여호수아 2장에서 여리고성을 정탐하라고 보낸 두 명에게 사용된 ‘라갈’이라는 히브리어가 있습니다. 이 ‘라갈’이란 단어는 말 그대로 ‘정탐’이라는 군사적 용어입니다.
또한 민수기의 열두 명의 사명이 관광이라는 두 번째 증거는 그들의 신분입니다. 13장 2절과 3절에서 그들을 가리켜 ‘각 지파의 지휘관 된 자, 이스라엘 자손의 수령 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백성들에게 영향력이 있던 자였습니다. 하지만 적진을 뚫고 다닐 정도로 날렵한 나이는 아닙니다. 이젠 백 미터만 뛰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나이의 사람들입니다. 정탐꾼들 중 여호수아와 갈렙의 나이는 당시 40세가 넘었다는 것으로도 증명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 나온 아저씨들을 보낸 이유는 그들의 말의 영향력 때문입니다. 그들이 그 땅에 대해 하는 말을 듣고 백성들이 그 땅을 기대하게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증거는 모세가 그들에게 가져오게 한 것에 있습니다. 비록 그 땅의 호불호와 사람들, 성이 산성인지 진영인지도 알아 오라고 했지만 그들에게 가져오라고 시킨 것은 그 땅의 실과였습니다. 그 이유는 백성들이 그것을 보고 그 땅에 대한 기대를 갖고 용기를 내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과 모세의 의도와는 다르게 보았고 다르게 말했습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보고 와서는 그 땅을 가리켜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라고 말했습니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그 땅의 백성을 “우리의 밥”이라고 말하며 이길 수 있다고 했지만 그들은 “그들은 거인이요 그 성은 견고하고 우리들을 그들 앞에서 메뚜기 같다”고 말하였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열 명은 관광을 잘못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현대를 사는 성도들도 나그네의 삶을 살면서 관광을 잘 못합니다. 우리들에게 주어진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사실을 못 보고 이 땅에 거하는 아낙자손과 견고한 성읍만을 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지 못하고 메뚜기같이 사는 것입니다. 이제 눈을 제대로 뜨고 관광하십시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땅(삶의 영역)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도 주님께서 다스리시는 성도의 삶과 영원한 천국을 기대하고 그 길에 기꺼이 들어서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메뚜기처럼 사는 제 모습이 보이네요...
ㅋㅋ 어쩐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