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의 영광
얼마 전 백석예술대학에서 특강을 할 일이 있었습니다. 이제 세상에 첫발을 디딘 그들에게 세월을 허비하지 말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자가 되게 하기위해 ‘기회’라는 주제로 그들과 나누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원고를 준비하다가 죽순의 성장과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죽순이 자라는 속도에 놀라고 또 놀랐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식물 중 가장 빠르게 자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빠른지 몰랐습니다. 죽순은 하루에 50cm에서 80cm까지 자란답니다. 의자를 갖다놓고 지켜보면 현장에서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죽순의 성장 속도와 대조되는 것이 뿌리가 내리는 속도입니다. 숙순이 세상으로 나와 하루에 50cm에서 80cm까지 자라려면 뿌리를 내려야하는데 그 기간이 2년-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죽순이 쑥쑥 자라기 위해서는 뿌리를 내리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현재만을 봅니다. 연봉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나, 시상대 위에 선 사람들의 현재 모습만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그렇게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 자리에 서기까지 흘린 눈물과 땀방울에 대해 생각하고 그 대가를 지불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해져있는 패배주의적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젠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땀 흘리고 시간을 투자하여 한 단계씩 오르는 것은 이미 어리석은 자들의 행동이 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리지만 땀을 흘리고, 시간을 투자한 것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거두게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태생이나 학벌, 외모나 달란트를 핑계하며 현실에 주저앉은 사람은 절대로 죽순의 영광을 얻을 수 없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땅 속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신약성경 속의 문장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월을 아끼라”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아끼라’이 단어는 헬라어로 “엨사고라조마이”라는 말인데 이는 단순히 세월을 낭비하지 않거나 바쁘게 보내라는 말이 아닙니다. 이 말의 의미는 ‘대가를 지불하고 사라’는 말입니다. 노는 시간, TV 보는 시간, 잠자는 시간 등을 자신의 꿈을 위해 대가로 지불하라는 말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약속합니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126:6)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