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찾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시기에 활동하고 알렉산더와 같은 해에 죽은 그리스철학자 디오게네스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흑해 연안의 지노베에서 태어났고 “신으로부터 태어났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집도 없이 남루한 차림으로 구걸을 하고 노숙을 하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싫어해서 피해 다녔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에는 호소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그가 어느 날 밝은 대낮에 등을 켜고 거리를 다니며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를 알아본 시민이 그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나는 인간을 찾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당시 아테네에 지식인은 많았지만 인간다운 인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어두운 시기였음을 말해주는 행위였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 디오게네스가 살았다면 그는 ‘등’정도가 아니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빛을 비추어 인간을 찾았을 것입니다. 정치인이나 학자, 심지어 종교인들조차 자신들의 지식을 자랑하고 세상을 밝히겠다고 떠들지만 정작 제대로 된 인간이 없는 시대, 사람들이 기대하여 세워 놓으면 어느 샌가 그에게 기대했던 빛은 사라지고 도리어 어두움을 세상에 짖게 깔아놓는 사람들이 여전히 자신은 빛이라고 외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사시던 2천 년 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기에 주님은 자신을 가리켜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 8:12).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비추어 이 시대를 생각하면 세상의 빛은 예수님이고 그를 따르는 기독교인들은 세상의 빛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디오니게네스가 세상이 아니라 교회에 들어와 등을 켜 들어야 할 듯합니다. 일부의 사람들이 빛을 잃은 행동을 한다고 우리들은 자위하지만 일부가 그랬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지체라는 것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 면에서 핑계할 수 없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처럼 빛이어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은 빛을 보고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이며 그들도 어두움 가운데 진리를 찾기 위해 헤매다가 빛이신 예수님을 보고 영혼의 구원을 받으며 그 결과인 빛을 발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인간을 찾는 디오니게스와 “너희는 세상의 빛”이므로 빛으로 살라고 하셨던 주님의 찾음에 찾음이 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장 14-1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