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은 왜 에셀나무를 심었지?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 나무를 심고 거기서 영원하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으며”(창21:33)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갈데아 우르를 떠나 하란을 거쳐 가나안 땅으로 왔습니다. 그런 그에게 가나안 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기근과 전쟁이 있었고 소돔과 고모라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도 겪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아브라함은 블레셋 지역으로 피했다가 블레셋의 왕 아비멜렉에게 아내를 내어주는 수모까지 당했습니다. 그런 중에도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은혜로 이삭을 낳고 사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블레셋의 왕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에게 찾아왔습니다. 그는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것으로 인해 두려워하면서 자신들을 공격하지 말고 화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때 아브라함은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하며 아비멜렉의 신하가 자신의 우물을 빼앗은 일에 대해 항의하고 사과를 받은 후 그 우물이 자신의 것임을 약속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정착하여 살게 되는데 그 때 심은 나무가 에셀나무였습니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정착하여 살기 시작할 때 이 나무를 심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브라함의 이전의 삶과의 차별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전에 아브라함은 유목민으로 이동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곳에 정착하여 사는 자가 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나무를 심은 후에 하나님께 예배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길 “영원하신 하나님”이라고 한 것입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이란 아비멜렉과의 화평의 언약으로 안전하게 하시고 우물을 주심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에셀나무를 심은 이는 아브라함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었던 사울도 에셀나무를 심고 그 아래에서 다스렸습니다(삼상22:6). 사울왕이 살던 곳은 예루살렘에서 위쪽으로 약 10여 km 위치에 있는 산악지대였습니다. 그런 곳에는 에셀이 자생하지 않았던 곳입니다. 에셀나무는 브엘세바를 중심으로 유대 남부와 광야에서 사는 나무였습니다. 그런 나무를 사울을 기브아에 심고 그 아래에서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그 이유는 왕궁이 없이 자신의 집에서 다스렸던 왕정 초기였기에 기브아의 높은 곳에 에셀나무를 심어 사람들의 눈에 띄게 하였고 에셀나무가 주는 유익을 얻으려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에셀나무가 주는 유익과 특징은 무엇이었을까요?
에셀나무는 위성류과의 상록 교목으로서 키가 크게는 10m까지 자라며 그 가지와 잎이 넓게 퍼져 풍성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입니다. 이 나무의 특징 중 하나는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브엘세바지역의 연 강수량이 200mm정도 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도 잘 자랐던 것입니다. 사실 물이 적은 광야지역에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는 성막의 재료가 되었던 조각목과 에셀나무 밖에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에셀나무는 그 크기와 특징면에서 탁월한 그늘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 에셀나무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소금기를 머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에셀나무의 잎은 약간의 짠 맛을 내었습니다. 이렇게 짠 잎은 그 소금기로 인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서 새벽에 이슬을 맺게 되는데 그 모습이 정말로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이렇게 수분을 머금은 잎은 해가 뜨는 낮이 되었을 때 그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었는데 그것은 수분이 뜨거운 햇볕에 증발 되면서 광야의 열기를 식혀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에셀나무 아래의 온도는 주변보다 10도 정도 낮게 되어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식을 허락해 주었던 것입니다. 필자도 브엘세바에 갔을 때 에셀나무 아래에서 쉬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건기의 따가운 햇살과 땅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로 몸이 파김치가 되었을 때 에셀나무 아래에서의 쉼은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힘을 제공해 주었었습니다.
또한 이 에셀나무에 맺히는 어떤 것으로 인해 만나나무라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에셀나무 중에서 만나위성류, 가리카위성류, 나일위성류에는 만나충이 기생합니다. 이 벌레는 6~7월 에셀나무 진액을 빨아 먹은 후 배설물을 내는데 그 맛이 달고, 모양도 깟씨나 솜사탕처럼 생겨서 만나 모습과 흡사하다고 합니다. 이 배설물은 아랍어로 ‘만’이기 때문에 이것을 만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수가 약 200만 명이었고 그것이 맺히는 기간이 1년 중 2-3개월 정도였기에 그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역사로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살게 하신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주님은 우리의 삶에 에셀나무로 계십니다. 그분이 제공하는 그늘 아래에 쉼을 얻고 말씀대로 살 수 있는 힘을 제공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분은 영원하신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