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으려고?

 

누가복음 11장을 보면 밤중에 찾아온 벗을 위해 이웃집에 찾아가 벗이여 떡 세 덩이를 내게 꾸어 달라 내 벗이 여행 중에 내게 왔으나 내가 먹일 것이 없노라라고 부탁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부탁을 받은 친구는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문이 이미 닫혔고 아이들이 나와 함께 침실에 누웠으니 일어나 네게 줄 수가 없노라 하겠느냐라고 하면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비록 벗 됨으로 인하여서는 일어나서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간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요구대로 주리라라는 말씀을 예수님께서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오해를 일으키고 있는데 그것은 간청하면 응답한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 말씀의 주제는 간청이 아리나 네게 줄 수가 없겠노라 하겠느냐라는 말입니다.

 

그 이야기는 고대 이스라엘의 일반 서민 가정의 잠자리 풍경을 본문에서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온 가족이 한 곳에 모여 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잤습니다. 그러기에 부탁을 받은 친구는 떡을 주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잠에서 깨어날 수도 있는 불편을 감당해야 했지만 그 친구는 기꺼이 그의 부탁을 들어 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비록 벗 됨으로 인하여서는 일어나서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간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요구대로 주리라라고 했습니다. 주님은 벗 됨을 인하여 준 것이 아니랍니다. 단순히 친구이고 그 친구를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기에 떡을 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에게 떡을 준 이유는 간청함을 인하여 준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기도에 결부시키면 하나님께 간절히 청하면 응답을 받는 것이라는 의미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의 원어는 다른 의미입니다. “간청함이란 단어는 헬라어로 아나이데이아라고 하는데 이 말은 부정접두어 '''부끄러움이 없음'을 뜻하는 '아이도스'의 합성어로 수치를 피하기 위함,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기 위함, 체면을 잃지 않기 위함등의 의미의 단어입니다. 아나이데이아라는 단어가 간청함이라고 쓰이게 된 것은 사실 교부시대를 거쳐 중세 시대에 들어와서야 간청함, 끈질김 등의 단어로 쓰였지 그 전에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던 단어였습니다. 유대사가 요세푸스의 책 유대전쟁사나 유대 랍비들의 문헌, 그리고 70인역 등을 보면 당시에 아나이데이아라는 단어는 모두 수치를 피하기 위함,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기 위함, 체면을 잃지 않기 위함등의 의미로 쓰였던 단어입니다. 그러다가 라틴어 성경 번역본에서 처음으로 간청함이라는 뜻으로 번역이 되었고, 콥틱 번역본에서 끈질김등으로 번역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성경에 간청이라고 번역된 말을 아나이데이아의 원뜻으로 바꾸어 번역하면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비록 벗 됨으로 인하여서는 일어나서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일어나 그 요구대로 주리라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떡을 안주었을 때 무슨 일을 당하기에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 준다고 하는 것일까요? 당시 이스라엘의 문화를 알면 알 수 있는데 당시 사람들은 자신의 집을 찾아 온 손님에게 최선을 다해야 했습니다. 심지어는 그 손님의 생명이 위협을 당하면 자신이 대신하고 손님의 목숨을 건져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문화 속에 살고 있던 시대에 친구가 밤중에 찾아왔고 식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당시 집단적이며 공동체적인 사회문화 속에서 한 가정의 손님이 아니라 당연히 그 마을 전체의 손님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문을 받은 친구는 스스럼없이 떡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친구의 집으로 떡을 가지러 갔습니다. 만약 그날 부탁을 받은 친구가 귀찮아서 떡을 내어 놓지 않는다면 그 친구는 물론이요, 마을 전체가 수치와 창피를 당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비유는 절대로 거부할 수없는 당연한 요청과 그에 대해 마땅히 응해야 하는 것임을 말씀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도 우리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관계에 있습니다. 요청을 받은 친구가 수치를 당하지 않으려고 떡을 주었다면 주님도 수치를 당치 않기 위해서 우리의 요청에 응답하셔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관계이기 때문일까요? 그것은 여호와는 우리의 하나님이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시고 우리는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응답하시는 이유는 그분과 우리의 관계 때문입니다. 그 관계로 인해 우리가 부끄러움을 당하면 당신이 당하는 것이라 그 수치를 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시는 근거에 대해 말씀하실 때 수도 없이 자신의 영광 때문에 그 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43:21)

내가 나를 위하여 그를 이 땅에 심고 긍휼히 여김을 받지 못하였던 자를 긍휼히 여기며 내 백성 아니었던 자에게 향하여 이르기를 너는 내 백성이라 하리니 그들은 이르기를 주는 내 하나님이시라 하리라 하시니라”(2:23)

 

나아가 당신이 당신의 백성을 환란과 어려움에서 구원하여 영광을 얻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나를 위하며 나를 위하여 이를 이룰 것이라 어찌 내 이름을 욕되게 하리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주지 아니하리라”(48:11)

 

 


공지 월간 "행복"집에 연재되는 글을 올립니다. 하림 201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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