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관
어느 날 팔레스타인 출신의 식당주인이 맛도 없고 살도 없으며 뼈만 많아 천대받던 물고기를 기름에 튀겨 식탁에 올리면서 그것을 베드로고기라고 이름 붙여 팔았는데 어느 날부터 이스라엘 땅을 밟는 사람들은 순례하듯 베드로 고기를 찾아 식당을 찾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사람들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순례하듯 베드로 고기를 파는 식당에 갔습니다. 베드로 고기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개인적으로 여행했다면 들리지 않았겠지만 단체로 간 여행이라 함께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동안의 기억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맛은 밋밋하고 식감도 좋지 않았기에 식욕마저 사라진 후였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식당에 와이파기가 켜져 고국에 있는 아내에게 카톡을 하면서 베드로 고기를 먹는다고 하니 “그 맛없는 고기?”라고 하였습니다. 베드로고기에 대한 저희 부부의 기억은 절대로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함께 갔던 사람들에게 “이 고기 맛없어요.”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접시에 근사하게 차려져 나온 베드로고기를 베드로 만나듯 환호며 모든 사람들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맛있네”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끝까지 맛없다고 우겼고 그렇게 말하는 저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식
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온 후 혼자 생각습니다. “왜 나만 맛없었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가 생각이 냉정해 졌습니다. 사실 그날 먹은 고기는 이전에 반도 못 먹고 남겼던 때의 맛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먹을 만 했습니다. 아니 객관적으로 맛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저 자신도 뼈만 남기고 모두 밝혀먹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먹는 내내 맛없다고 생각하고 고집을 부렸던 것입니다.
저의 식사를 망친 것은 베드로 고기가 아니라 저의 과거에 맛없이 먹었던 기억이라는 선입관이었습니다. 우리의 일상의 모든 것에 이 선입관은 때로는 긍정적 영향을, 때로는 부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든 사람은 근거 없는 선입관을 버려야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매일 주어지는 일상이 행복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