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미드바르와 아리트모이?
이스라엘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훈련된 장소는 광야였습니다. 그 광야 이야기를 기록한 성경이 민수기입니다. 이 민수기란 뜻은 “백성들(民)의 숫자(數)를 기록한(記) 책”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원래 이 책의 이름은 민수기가 아닙니다. 이 책의 이름은 “광야에서”라는 뜻의 “베미드바르(בּמִדְבַּר)”였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 책의 이름을 “민수기”라고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영어 성경이 “Numbers”라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영어 성경은 “Numbers”라고 했을까요? 그것은 또 헬라어 성경에 기인합니다. 원래 성경은 히브리어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방인들을 위해 헬라어로 번역된 70인역(LXX)에서 “아리트모이(Ἀριθμοί)”, “숫자들”이라고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라틴어로 번역된 벌이트역에서 "숫자들에 관한 책"이란 뜻의 “리베르 누메리(Liber Numeri)”로 번역하였고 이어 영어성경에 “Numbers”로 그리고 한글성경은 “민수기”가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수기를 헬라어 성경은 왜 “아리트모이”라고 명한 것일까요? 그것은 민수기의 시작과 끝부분에서 인구의 숫자를 세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수기 1장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20세 이상 싸움에 나갈만한 자를 세라고 했고 그 숫자가 603,550이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도 1개월 이상 된 레위인의 숫자를 세어 이스라엘의 장자를 대신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 모압 땅에서 신세대 인구를 세었는데 그 숫자는 “601,730”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로 보건데 광야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줄지 않고 거의 보존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가데스바네아 사건으로 인해 심판을 받아 구세대는 광야에서 모두 죽었으나 그들을 대신하여 신세대는 그대로 보존시켜 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민수기를 “광야에서” 또는 “숫자들”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나름의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데스바네아에서의 불순종으로 광야에서 40년간 거하게 됩니다. 그 기간은 그들에게 고난일 수 있으나 하나님은 그들에게 말씀하시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어에서 말씀은 “다바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광야(미드바르)에서 이스라엘백성에게 말씀(다바르)하신 것입니다. 또한 이 광야는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애굽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하나님에 대해 바르게 알지 못하여 불순종했다면 하나님은 광야 40년 동안 그들을 만나주셔서 당신에 대해 바르게 알려 주셨습니다. 그러니까 광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을 만나는 장소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히브리어로 솔로몬 성전의 지성소를 “드비르”라고 하는데 이곳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만나주시는 장소인 것입니다. 이 “드비르”라는 말은 위의 광야와 말씀이라는 단어와 어근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미드바르)에서 만나주시고(드비르) 말씀(다바르)해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만나고(드비르) 그분의 말씀을(다바르) 듣기 위해 광야로(미드바르) 나갔습니다. 엘리야도 그렇고, 세례요한도 그러하며 예수님도 그러했습니다. 또한 다윗은 강제로 광야로 쫓겨나 그곳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훈련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훈련되는 동안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멸하거나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증거가 민수기의 인구 숫자입니다. 서두에서 말씀 드렸듯이 처음 애굽을 탈출해 나온 이스라엘의 수가 총603,550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모압 땅에서 다시 조사한 그들의 인구는 총601,730명입니다. 이 숫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오직 1,820명의 인원만 감소했을 뿐, 그 수가 변함이 없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게 무엇입니까? “광야에서”입니다. “광야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들이 범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을 먹이시고 입히시고 돌보십니다. 이것은 광야(미드바르) 훈련 중에도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의 숫자(아리트모이)를 하나도 잃지 않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는 광야 같은 인생에서 염려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당신의 백성을 광야로 내모신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드시기 위해 거친 광야길을 가게 하시는 중에도 만나주시고 말씀해 주시고 보존시켜 주십니다. 더불어 우리를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보호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광야는 은혜의 장소인 것입니다. 그 과정 중에도 우리를 하나도 잃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는 곳입니다.